독서...

히요님의 그들의 독서에서 트랙백합니다.

이 글을 읽다 문득 제가 겪었던 일이 떠올랐습니다.
중고등학생 시절...저는 제 입으로 말하긴 조금 부끄럽지만 남들보다 책을 많이 읽는 아이였습니다.
다른 취미보다 오직 책 읽는 것이 좋았기에 시간 나는 틈틈이 책을 읽곤 했죠.
가끔 도가 지나쳤을 땐 일찍 좀 자라는 부모님의 성화에 방의 불을 모두 꺼두고 손전등 하나 들고
이불 속에 들어가 책을 읽다 밤을 샌 적도 있었습니다.^^
[운이 좋았던 것인지 한번도 걸리지 않았습니다. 하하]

그런데 문제가 생겼습니다.
주변 아이들과의 알 수 없는 거리감 같은 것이 생긴거죠.
평범하게 대화를 하다가도 조금 어려운 어휘를 사용한다 싶으면
'너 잘난척 하려고 일부러 어려운 말 쓰는거 아니냐' 같은 반응이 나오기 십상이었고
TV 오락프로나 연예인들 이야기로 물든 대화주제 속에 제가 들어갈 구석은 없어 보였습니다.
그리고 시험에서 좋은 결과를 얻으면
'책만 읽으면 성적은 알아서 오르나 보네?'라는 반응과 
나쁜 결과가 얻으면
'그러게 책 읽을 시간에 공부나 좀 하지."라는 반응들..
모두 좋은 소리는 듣기 힘들었습니다.
게다가 평소에는 제게 별 관심 없던 아이들도 조별 과제가 생기면 저를 찾더군요...
덕분에 하고 싶은 생각도 없던 조장만 서너번은 했습니다.
그 아이들이 원하던 조장은 자신들의 의견을 잘 조정해서 조를 이끄는 조장이 아니라
단지 책임을 떠넘기기 위한 조장이었던 거죠.

신세한탄은 이 정도로 하고...
그래서 제가 이 상황을 극복한 방법이 뭐냐구요?
특별한 방법이 있겠습니까..
연예계엔 아무리 관심을 주려 해도 통 재미가 없어 게임도 어느 정도 해주고 애니메이션도
어느 정도 보고 만화책도 여러권 읽으며 그들에게 맞춰가는 수 밖에 없었죠.
[지금은 어느 것이 주가 되는지 애매한 상황이 되긴 했지만...=_=;;]

그래서 지금 후회하고 있냐고 물으신다면...
차마 그렇다고 하기가 힘드네요.
책이 저를 그렇게 만들었다고 해도 그건 책의 잘못은 아니니까요.
그리고 지금 와서 생각 해보면 그 때 읽은 책들이 많은 도움이 되기도 하고요.

by aerial | 2007/10/22 02:38 | Every Day // 일상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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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니트 at 2007/10/22 10:40
다독은 좋습니다. 이러니 저러니 말은 많아도 안 읽으니만 못하지요..^^;
Commented by aerial at 2007/10/22 11:43
그렇죠. 주변 시선이 신경쓰여 책을 읽지 못했다는 건 핑계에 불과하겠죠.^^
Commented by Master-PGP at 2007/10/23 00:06
저도 중학시절에는
"넌 삼국지만 읽냐" 라는 말을 들었죠
당시에 삼국지게임에 푹 빠져있을때였기에 그런가봅니다

.
..
...

아마도 지금 읽는다면 전국시대 역사를 다룬 책을 보게되지않을지;;
Commented by aerial at 2007/10/23 01:17
삼국지도 좋은 책이죠.
한 때는 정 책 읽기 싫으면 꾸준히 삼국지라도 읽으라는 선생님들의 말씀도 있었고요.
게다가 삼국지는 역자마다 약간의 차이가 있어서 그걸 찾아내는 재미도 쏠쏠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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