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체의 신비.
저는 평소에 꽤 빨리 일어나는 편입니다.
기본 기상시간이 약 6시에서 6시 반 정도..알람을 맞춰놓긴 하나 특별한 일이 없는 이상은 알람이 울리기 전...
그러니 한 10분 전 쯤이면 자동으로 눈이 떠지더군요.
제가 약 12시 전에는 잠들지 않는다는 것을 생각해봤을 때 이 시간에 자동으로 눈이 떠진다는 것은
선천적으로 제 몸이 피로에 강하다는 것이겠죠.

그런데 말이죠.
이렇게 주인의 생각을 잘 따라주는 몸도 휴일만 되면 영 믿음직스럽지도 못합니다.
'내일은 일찍 일어나서 아침부터 휴일을 실컷 만끽해볼까..'하며 평소보다 일찍 잠자리에 들어 눈을 떠보면
이미 제 방은 환하게 밝아져 있습니다[...]
그래서 황급히 시계를 살펴보면 이미 10시가 훌쩍 넘은 시간...

그나마 이것은 양반이라...
예전에 한 번 친구와 신나게 놀다가 집에 돌아와서 잠자리에 들었는데 일어나보니
하루가 지나가 있더라...하는 웃지 못할 실화마저 있을 정도입니다.orz
-그 내용은 이 포스팅을 참조. 그의 크리스마스


아...도대체 제 몸은 왜 이러는 걸까요?
저는 그동안 있었던 일을 차근차근 생각해보고 여러 가설을 세워보며 이 까닭을 찾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여기서부터는 망상--------------------------------------------------------------------

첫번째 가설. 내 몸은 별로 피로에 강하지 않으며 실은 평일에 쌓인 피로를 주말에 잠으로 없애고 있는 것이다.

음....이 가설은 꽤 설득력이 있어.
분명 내 몸에 나도 모르는 피로가 쌓여있다가 주말이 되면 폭발하는 거겠지...
생각해보면 그 크리스마스에도 친구랑 그렇게 놀다가 들어왔으니 그런거잖아? 안 그래?
그래....분명 이런 이유에서...
어라? 잠깐....생각해보면... 예전에 고등학교 친구 만나러 부산에 가서 이틀 밤을 새고 놀다가
다시 학교로 돌아와 아침 수업을 들었던 건 어떻게 설명해야 하지?
그렇다고 내가 그 이후로 뻗었던 것도 아니고... 수업 시간에 졸긴 했지만 그건 일상 생활의 일부니까.
일단 이 가설은 보류.

두번째 가설. 사실 넌 일어났는데 별로 할 일이 없어서 다시 잠이 든거다.

이 가설도 매우 설득력이 있어.
암만 생각해도 어떻게 인간이 밥도 안 먹고 하루 종일 잠만 잘 수 있겠어? 음음...
게다가 항상 일어나보면 알람이 꺼져 있었지.
그래 이게 바로 그 이유였어!라고 하고 싶지만...
사실 주말만 되면 알람은 항상 누나가 끄곤 했지.
주말에 내 알람소리에 시달려 먼저 일어나는 누나가 내가 일어나면 들들 볶는 것을 생각하면
절대 내가 알람을 끈 것은 아니니 이 가설도 보류.

세번째 가설. 그냥 님이 게으른거임.

아.......... 왠지 엄청나게 설득력 있지만 이건 인정하기 싫음. ㄳ


이런 생각들을 하다 마지막으로 생각하게 된 가설.
그것은 바로!!

내 몸은 그냥 다음 날 일어나야 하는 상황이면 일어나고 안 일어나도 되는 상황이면 그냥 잔다.

이것[...]
이 가설을 뒷받침하는 꽤 믿을 만한 근거로는...

첫째. 다음 날에 뭔가 할 일이 있으면 늦잠을 잤던 일이 없었고...

초,중,고 지각 한 번 없는 완전 무결의 15년 개근.
새벽에 봐야 할 프로그램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잠이 들면 거의 100퍼센트 확률도 새벽에 일어나게 된다.
그 외에 별 쓰잘데기 없는 일에도 할 일만 있으면 여간해서는 다 일어남.
심지어 주말에도 다음 날 아침에 친구와 놀기로 약속이 잡혀 있으면 일어나곤 했으니..

둘째. 별로 일어나지 않아도 될 날에는 그냥 잤다는 것.

크리스마스엔 어차피 메신져는 텅텅 비어있고 인터넷엔 염장 글과 솔로들의 절규만이 가득..
이런 날은 별로 일어날 이유가 없지.
예전에 한 번 보강이 있던 날 늦잠을 자긴 했지만 그 보강은 교수님이 출첵 안 하기로 약속하셨으니까..
게다가 이미 시험에 나올 것을 다 찍어둔 그 시점에서 빈 시간 메꾸기 밖에 안 됐으니 뭐...

그래..결국 이게 그 이유인가.
-------------------------------망상 끝-------------------------------------------------------------------------------

결국 이런 과정을 거쳐서 그 까닭은 밝혀지게 되었습니다.
여전히 가설 2 가 신경쓰이긴 하지만 애써 무시하고..;;;
여튼 정말 이런 이유에서 제 몸이 휴일만 되면 늦잠을 자는 거라면 단순한 줄만 알았던 제 몸은 생각보다 계산적인 놈이군요[...]
인체의 신비란 참 놀라운 것 같습니다.

by aerial | 2008/06/17 20:00 | Every Day // 일상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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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클랴 at 2008/06/17 20:58
저는 언제 어디서든 머리만 기댈수 있으면 10분안에 잠잘 수 있는 체질이지요.
아.. 버스에서 초딩들과 아줌마 떠들때는 음악을 들어야만 합니다만.
Commented by aerial at 2008/06/17 22:29
저도 아수라장 속에서도 머리 기댈 곳만 있으면 잠을 잘 수 있습니다.^^;;
근데 이상하게도 이어폰만 귀에 꽂으면 잠을 못 자겠더라고요. 이것도 일종의 체질인 것 같아요.
Commented by 니트 at 2008/06/19 10:49
전 잠을 잘 못 자는 편입니다..;;;그래서 잘 자는 체질이 부럽습니다.
Commented by aerial at 2008/06/19 12:27
아... 참 안타깝네요. 저도 예전에 약간의 불면증을 잠시동안 경험한 적이 있었는데 그게 참 견디기 힘들더라고요.
아침엔 피곤하고... 잠을 잘 자는 것도 복인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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